2010. 12. 31.

이영훈 대표님 이야기

2010년 12월 1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L.A. 일정을 몇일 남긴 상태에서 Master Image 3D의 이영훈 대표님을 만나러 Hollywood에 있는 본사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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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Image 3D의  입체 안경을 착용하고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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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대표님도 배기홍 형님의 소개로 만날 수 있었다.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갖고 계신 분이라고 반드시 만나보기를 추천해 주셨다. 대표님의 첫인상이 다정하고 친절했다.

이영훈 대표님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에서 근무하셨다. LG전자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부서에서 일하셨고 그 과정에서 3D 디스플레이에서 산업에서 기회요소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2004년 부터 사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2006년 부터 헐리우드에서 3D 영화의 움직임이 있음을 느끼고 Paramount나 Disney같은 회사를 상대로 제휴가 시작되면서 현재는 한국에서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고 미국에서는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는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질문. 힘들었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해주세요.

회사를 그만두고 조그만한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3D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위의 만류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새로운 기술이 재미있었고 시장성을 느꼈기 때문에 과감하게 추진했다고 한다. 부드러운 미소 속에서 대표님의 강인한 의지가 돋보였다.

3D 영상장비를 제작해 우선 국내 CGV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업체로써 품질에 대한 증명이 필요했기 때문에 극장이 문닫는 2시가 되면 직원들과 함께 텅빈 상영관에서 제품을 테스트했다고 한다. 극장에서 조조할인 영화가 시작되는 아침이 되면 다시금 사무실로 와서 일 했다고 한다. 힘들게 극장 측에 제품을 판매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디즈니 영화의 배급사에서 국내 업체를 믿을 수 없다고 극장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것. 디즈니 측의 직원이 와서 직접 영상의 품질을 확인하고 서야 Master Image 3D의 영상 장비로 상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영상장비는 미국이나 유럽업체가 거의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헐리우드에 진출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꾸준한 노력과 뛰어난 제품 덕분에 홍콩에 수출이 시작되고 지금은 유럽, 인도, 북미등의 다양한 국가에 수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RealD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질문. 직원들은 힘든시절을 어떻게 견뎌냈습니까?

이영훈 대표님 자신도 1년 넘게 월급을 가져가지 못하는 동안 직원들 또한 8개월 넘게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갔던 리더로써의 고민들이 느껴졌다.

그래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대표님만의 비법은 항상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이영훈 대표님의 의사결정 방식 덕분이었다. 산업 관계자들과의 미팅도 늘 직원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사장부터 직원까지 모두가 이 시장이 곧 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리더로써의 솔선수범도 중요했다. 급여도 사장이 먼저 희생하고, 아침에 제일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까지 근무했다고 한다. 연구 개발이든 허드렛일이든 대표님이 먼저 앞장서서 진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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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미국에서 운영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미국이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투자유치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고 한다. 국내의 조그만한 벤쳐업체가 헐리우드 영상장비를 제작한다고 하니 20억, 30억의 투자 유치도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투자 유치를 하려고 하자 기술력과 제품을 알아본 미국의 VC들은 단번에 17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2009년 말에 미국의 투자유치를 받아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회사를 인수했다고 한다. 이후로 영화 아바타의 성공으로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반면에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 절감과 빠른 업무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보험과 세금 등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많고, 인건비도 비싸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비용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야근도 불사하는 한국의 조직문하고 경영자 입장에서는 미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강점이라고 한다.

결국 Master Image 3D는 한국에서 저렴한 비용과 빠른 업무 프로세스로 연구개발과 생산을 하고, 미국에서 큰 규모의 투자금을 받아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두 시장의 매력적인 면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것이 회사 성장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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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대표님의 젊은 시절이 궁금합니다.

한참 동안 대표님께 제품과 관련된 기술소개를 듣고 나니 대표님 전공이 경영학이라는 것이 신기 했다. 이영훈 대표님은 어릴 때 부터 수학을 좋아하고 중학교 때 부터 청계천에서 컴퓨터 부품을 사서 혼자 조립하는 이과적 성향이 돋보이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도 이과 공부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력고사의 실패로 대학 진학에 재수하게 되었고 그때 문과로 바꾸는 바람에 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졸업 이후 LG 전자에 들어가서 신사업 기획부서에 일하게 되었다. CTO 산하에서 신규 기술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 합병하는 부서였다. 그 당시에 새롭게 주목 받던 PDP기술, Digital TV기술 등을 연구하고  일본, 미국 등으로 출장을 다녔다고 한다. 원래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다 보니 그런 일들이 너무 재미있었고 거기에 전념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들을 거친 상태에서 3D 기술을 가진 작은 회사를 방문하게 되었고 2001년 중반에 처음으로 3D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때 부터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관련 기술의 특허들을 모두 검색해서 확인하고 개념도 이해했다. 이 때의 공부는 사업진행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사업초기에는 전문 엔지니어를 고용하기 힘들어서 이영훈 대표님이 직접 연구개발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5000만원의 초기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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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대기업에서의 직장 경험이 사업이 어떤 도움이 되셨습니까?

이영훈 대표님이 사업에서 활용하는 지식과 경험은 모두 LG에서 배운 것들이라고 한다. 특히 본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다양한 부서의 업무 진행을 살펴 볼 수 있었고, 의사결정의 process를 옆에서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은 아무것도 쓸 수 있는 것이 없고, 학교 생활은 좋은 친구를 만나고 전공 학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과정이라고 한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큰 회사에서의 근무 경험이 개인사업의 성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다.

 

질문. 미리 유망한 사업을 알아보시는 통찰력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유망 분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실 시작 부터 이 분야가 유망하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고 하셨다 다만 3D 영상이 너무 신기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작했다. 언론에서 유망 분야라고 선정되고 국가적으로 이를 육성한다고 하면 이미 그 분야에서는 기회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정말 재미있어서 취미처럼 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다면 거기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기회는 언제든 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대표님은 낮에는 사무실에서 밤에는 극장에서 일하면서도 지겹다거나 힘든 줄 모르셨다고 한다. 자신의 좋아하는 일에 전념하라. 평범한 교훈을 다시금 되새기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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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온화한 미소 속에 강인한 의지와 열정을 가진 외유내강의 리더쉽이 느껴졌다. 더욱이 나와 같은 전공인 한국인이 미국 Hollywood에서 글로벌한 기업을 키워나간다는 사실에 더욱 자극이 되었던 하루다. IPO해서 상장하면 무조건 주식사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영훈 대표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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